[음담사설] ‘방송사, 미워!’ 했던 아델(Adele)과 대통령 전용기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11.14 11:41 의견 0
출처 픽사베이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지난 10월에 아델(Adele)은 'I Drink Wine'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팬 이벤트 무대에서 EGOT 도전을 할 것이냐는 팬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EGOT는 미국의 주요 시상식인 에미(Emmy), 그래미(Grammy), 오스카(Oscar), 그리고 뮤지컬 시상식인 토니(Tony) 어워즈를 말하는데요.
아델은 총 15개의 그래미 트로피에 오스카 주제가상, 에미상은 이미 받았으니 남은 건 토니 어워즈 뿐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아델은 “뮤지컬을 하기 위한 바쁜 일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친절하게 답했는데요. 그러고 보면 아델은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질문이면 상당히 친절히 답하지만 반대로 자신에 대해 무지한 인터뷰엔 까칠한 면이 있습니다.

2021년 호주의 채널7의 프로그램 ’위켄드 선라이즈‘(Weekend Sunrise)의 진행자가 딱 그런 경우였는데요.
이 인터뷰는 채널7이 아델의 소속 음반 기획사 소니뮤직과 100만 호주달러 (한화 약 8억 6000만원) 상당의 돈을 지불하고 체결한 단독 계약이었거든요 당연히 아델의 신곡과 미발매곡을 인터뷰 형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자리이기도 했죠.
문제는 아델이 진행자에게 앨범을 들어본 소감을 물을 때 터졌습니다.
진행자가 너무 솔직해서 탈이었죠. 진행자는 “새 앨범 곡은 다 들어보지 못 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말에 소니 측은 발끈해서 인터뷰 영상 방영을 거부하는 강경 대응을 취했습니다.
그럴만도 했던게 사전에 아델의 미발표곡을 이메일로 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진행자는 그 메일을 읽어 보지도 않고 인터뷰에 임했으니, 소니가 화를 낼만도 했습니다.
추후에 진행자가 사과하며 잘 마무리 됐고 아델도 이를 두고 소송을 걸거나 괴롭히진 않았습니다.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됐죠.
사실 스타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전을 하거나 보이콧을 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근데 제가 아델을 예로 든 것은 이게 아델로 시작돼서 회사(Sony)로 그리고 언론사를 상대로 번질 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사한 사례가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잖아요. 바로 전무후무한 언론사 대통령 전용기 왕따(?) 사건입니다.
대통령실은 MBC가 왜곡·편파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 기간 동안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는데요. 현재 여야간 갈등까지 벌어진 상황입니다.
다들 아실테니까 상황 설명은 여기까지만 하죠. 어쨌든문제는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은 대통령실이 배제하고 말고의 일이 아니란 겁니다.

전용기는 세금으로 운용되는 것이고 언론사는 전용기 탑승에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아델 신보 홍보를 위해 호주 방송사가 소니와 계약을 맺은 상황과 마찬가지란 거죠.
하지만 소니가 방송사에 발끈한 이유가 계약조건을 불이행 때문이지 방송사의 보도 내용 때문이 아니었던 것처럼 대통령실이 MBC 전용기 탑승 여부를 따질게 아니라 MBC의 보도의 질을 따져야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전무후무한 언론사 전용기 왕따 사건에 오늘도 쓴 웃음 지으며 아델 의 'I Drink Wine’ 을 들어야 겠습니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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