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팝정치] 윤석열 대통령의 ‘터치 바이 터치‘

이승훈의 팝으로 읽는 정치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09.13 07:24 | 최종 수정 2022.09.13 07:27 의견 0
이승훈 작가 개인소장

노래를 부른 그룹 이름은 몰라도 " 터치~바이~터치"하면 신나는 리듬이 떠오르실 겁니다. 그만큼 우리에겐 잘 알려진 노래인데요.
바로 그룹 ’Joy(조이)‘ 의 ‘Touch By Touch’입니다.

1984년 잘츠부르크의 어느 카페에서 결성된 그룹 조이는 이듬해인 1985년 'Lost In Hong Kong'으로 데뷔합니다.
그해 9월 발표한 'Touch By Touch'가 UK 차트에 랭크되면서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는데요.
그 후 ’Valerie’로 연타석 타점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던 조이는
1987년 1월과 2월, 조이는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Korean Girls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한국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유럽 최고 그룹이 개도국인 한국을 제목으로 노래를 발표한다니!
당시는 말할 것도 없고 2022년인 현재에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당연히 당시 pop 팬들은 소위 애국심에 차오르며, 조이에 대한 무한신뢰와 갈채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곧 배신으로 돌아왔는데요
이 노래엔 꼼수가 있었으니 1986년에 이미 발표된 2집 앨범 수록곡 ’Japanese Girls’을 'Korean Girls'로 바꾼 노래란 사실이 알려진 거죠.
한일감정을 알았더라면 Joy도 이런 짓을 감히 못 했겠죠
나름대로 팬서비스라고 개사를 했는데 긁어 부스럼만 생기는 결과가 생긴 겁니다.
어쨌든 한국 팬들은 속았다며 Joy에 대한 배신감으로 들끓었고, 철옹성 같던 joy의 인기에 타격이 갔던 전무후무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 사건이 떠오른 계기가 있습니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 수해를 당한 자영업자를 위로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보리밥집을 방문했는데요.
그걸 보며 joy의 Korean Girls 가 떠올랐습니다.
가게 주인은 ‘우리 좀 살려주이소’ 하면서 하소연을 하는데 이야기를 듣던 윤 대통령은 수해를 입은 자영업자를 뒤로한 채 보리밥집 메뉴를 보기 위해 뒤편 메뉴판으로 향하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리밥 메뉴를 물끄러미 보는 대통령.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수해 자영업자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조이를 믿었던 당시 개도국인 한국 pop 팬들 마음도 이랬을까요?

*이승훈 작가
- 유튜브 '안원구TV' 작가 겸 MC
- 팟빵 '성(우)스런 기사단' 제작
- 현재 정치·경제·과학 등 다방면에서 집필중인 생계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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