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팝정치] 머라이어 캐리 뺨치는 윤석열 대통령 보이스

-이승훈의 팝으로 읽는 정치 (9)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09.26 10:23 | 최종 수정 2022.09.26 10:25 의견 0
출처 Pixabay

보통 고음역대를 소화하는 가수들을 두고 ‘돌고래 창법’을 가졌다고 말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돌고래 창법’의 원조는 바로 ‘머라이어 캐리 (Mariah Carey)’입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돌고래 창법을 선보인 건
91년도에 발표한 그녀의 2번째 앨범 수록곡 ‘Emotions’부터 인데요.
마치 휘파람 소리처럼 가늘고 여린 소리인데, 대체로 이 음역이 5옥타브~6옥타브라고 합니다.
너무 고음이라 우리 귀에 휘파람 소리처럼 들리는 거죠
그래서 외국에선 ‘휘슬 레지스터 (Whistle Register)‘ 라고 하는데요
이게 매번 놀랍고 칭찬받는 창법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머라이어 캐리가 ’휘슬 레지스터’를 남용한다며, 그녀의 창법을 비평했던 적이 있을 정도였죠.
하긴 좋은 말도 세 번 이상 들으면 지겨운데 돌고래 고주파 창법을 자주 듣는다면 귀가 피곤해지긴 할 겁니다.

하지만 이젠 머라이어 캐리도 나이가 들어서 전성기 시절의 돌고래 창법을 구사하질 못하니까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 대통령의 돌고래 발성을 두고 전 세계가 시끌시끌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한 직후 비속어가 섞인 발언을 한 것 때문인데요
처음에 문제제기된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냐‘ 였는데,
하지만 대통령실에선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X 팔려서 어떡하나‘ 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부랴부랴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과학적 음성 분석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분석해서 발표했는데요
"국회에서 이 사람들이, 아 승인 안 해주면 X 팔려서 어떡하나."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아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
등등 갖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간에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가 되었고, 전 국민은 얼결에 듣기평가를 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요
결론이 어찌 날지는 모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6옥타브를 넘나드는 돌고래 발성(?) 덕분에 국민은 또다시 시끌시끌합니다.
머라이어 캐리 ‘Emotions’ 들으며 귀를 씻어야겠네요.


*이승훈 작가
- 유튜브 '안원구TV' 작가 겸 MC
- 팟빵 '성(우)스런 기사단' 제작
- 현재 정치·경제·과학 등 다방면에서 집필중인 생계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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