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사설] 이번 정권은 Wham!이 와도 회생불가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10.24 11:36 의견 0
출처 픽사베이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미.소 냉전이 정점이던 시기에 민주주의 국가의 가수가 공산국가에서 공연한다는 건 상상조차 힘든 일이었죠.
하지만 그런 갈등 상황에서도 음악은 가교 역할을 서서히 해냈습니다.
1976년 클리프 리처드 (Cliff Richard)가 서방 팝 스타 최초로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에서 공연했고, 1985년 서구 뮤지션 최초로 왬(Wham)의 중공에서 콘서트를 여는데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중 가수들이 공산국가 국민 앞에서 공연했다는 건, 음악은 이념적 갈등도 하나로 뭉쳐주는 힘이 있단 증거입니다.

이 외에도 정치와 이념 갈등을 음악으로 풀었던 사례는 많은데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북부 독일군 점령지에서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독일, 프랑스, 영국군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임시휴전을 맺은 사례부터 존 레넌 (John Lennon)의 Imagine 그리고 그룹 U2의 평화 콘서트까지 음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풀어주는 특효약으로 사용되죠.


그렇다면 연일 논란을 만들어 내는 윤정권에는 어떤 음악을 들려주면 좋을까요?
헌정사상 최초로 국감 도중 야당 당사를 압수 수색을 하는 정권의 행보에 도무지 어떤 노래를 들려줘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검찰의 칼끝은 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에게 향해 있고 서해 피격 의혹 사건으로 전 정권을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한꺼번에 전 권력과 현 야당실세를 동시에 압박하는 사례도 처음이고 야당 당사를 압수 수색을 하는 모습도 처음이기에 전쟁의 포화도 멈추게 했던 크리스마스 캐럴도 중공 국민의 마음을 적셨던 왬의 Freedom 이란 노래도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Wham!은 1985년 당시 중공에서 콘서트를 열게 된다.)
게다가 진보와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집회도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소련 간의 얼어붙은 갈등도 녹였던 음악이 윤정권에는 술자리 유행가 정도로 들릴까 봐 한숨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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