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팝정치] 폭우속 무정부 상태 그리고 우드스톡
이승훈의 팝으로 읽는 정치
내셔널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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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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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8월 15일부터 3일간 뉴욕에 있는 농장에서 '3 Days of Peace & Music'이라는 구호 아래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약 30만 명에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농장으로 몰려갔는데요.
“공연을 왜 농장에서 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공연이 무산될 뻔했지만 ‘막스 야스거’라는 사람이 자신의 73만 평 농장을 제공해서 개최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열린 음악 페스티벌이 바로 그 유명한 ‘우드스톡’입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애초에 공연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음향 시설이 형편없었고 음식과 물과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했는데요
게다가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농장은 거대한 진흙 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도 평화를 갈망하는 자유의 열기를 누그러뜨리진 못했습니다.
폭우는 자유의 단비로 느껴졌고 물웅덩이는 워터파크 현장으로 대체되었으며, 진흙 뻘은 히피들의 낭만적인 놀이터가 되었으니까요.
안전장치도 없고 수용인원 파악도 안 되고 통제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공연에 폭우까지 겹쳤으니, 지금 관점에서 보면 위험천만한데요.
그런데도 이 페스티벌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 콘서트를 유지하려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레전드급 가수들의 혼을 다한 공연 무대 그리고 무질서 속에서도 평화를 유지하려는 참가자들의 진심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대한민국 그것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졌지만 평가는 극과 극입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수많은 시민이 죽고 다치고 재산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통제하고 유지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가 더 내리면 좋겠다는 의원의 망언, 비 오는 날엔 전이 꿀맛이라는 구청장
그리고 콘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은 수해 현장에서 수많은 시민은 각자도생을 해야 했습니다.
각자가 영웅이 되어야 했고 각자가 슈퍼맨이 되어 재산을 지켜야 했습니다.
‘우드스톡’이 무질서 속에 질서를 찾는 평화적 페스티벌이었다면
그날 서울은 질서를 울부짖는 시민들을 정부가 수수방관한 무질서한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작가소개
이승훈 작가
- 유튜브 ‘안원구 TV’ 작가 겸 MC
- 현재 정치.경제.과학 등 다방면에서 집필중인 생계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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