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칼럼] "일광"이 무슨 중요. 레드제플린을 보라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3.04.10 16:40 의견 0
출처 픽사베이

1968년, 10월 야드버즈와 뉴 야드 버즈의 기운을 가득 담아 새롭게 탄생한 그룹은 레드 제플린(Lead Zeppelin)이었습니다.
멤버들은 Lead를 ‘납’이라는 뜻의 '레드'로 읽지 않고 ‘이끌다’라는 의미의 '리드'로 해석할 것 같아, 의도적 오기인 'Led Zeppelin'이라는 타이틀을 선택했다고 하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의미 부여를 했던 납 비행선(Led Zeppelin)을 두고 ‘더 후’의 드러머 ’키스 문‘은 납으로 만든 비행선처럼 그룹은 곧 추락할 거라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농담은 농담이었을 뿐이죠. 납 비행기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록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데뷔 앨범이라는 평가를 얻게 되며 ‘브리티쉬 인베이전’의 열풍을 이끌어 간 그룹이 됐으니까요.
그 기세를 몰아서 레드 제플린은 월드 투어를 감행합니다.
하지만 몇몇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요.
싱가포르에서는 긴 머리 때문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에바 폰 제플린(Eva Von Zeppelin) 백작 부인이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밴드가 온다는 사실에 격노해서 공연을 반대하자, 레드 제플린은 그룹 이름을 ‘놉스(The Knobs)’로 바꿔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면 헤프닝에 가까운 일이지만, 당시에는 심각한 문제였죠
하지만 팬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 놉스든 유한 락스든 무슨 상관인가! 그들의 음악은 위대한데!!’
맞습니다. 이름이 무슨 죄인가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횟집 만찬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특히 횟집 이름을 둘러싼 공방전이 벌어졌는데요.
횟집 이름에 '일광'이 들어간 것을 놓고 "욱일기의 상징"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런 걸로 꼬투리(?)를 잡는 게 다소 소모적이고 무의미해 보입니다.
횟집이 일광면에 있어서 일광 횟집일 수도 있는 건데.
확실치도 않은 걸로 비난과 비판을 한다면
다른 큰일이 나서 비판을 했을 때, 대중들은 믿어주질 않을 겁니다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죠
윤석열 대통령이 일광에서 술을 마시는 걸 비판할 게 아니라
일본에 굴욕외교를 한 것이 아닌가? 라는 비판을 해야 합니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 팟빵 성(우)스런기사단, 안원구TV에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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