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칼럼] 건즈 앤 로지스의 스파게티 같은 한국 경제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3.02.20 20:08
의견
0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는 전 세계 3천만 장이 넘게 팔린 1987년 데뷔작 ‘Appetite For Destruction’으로 일찌감치 스타 밴드가 되었습니다.
당시 하드록, 헤비메탈의 인기가 절정에 이른 탓도 있겠지만 이들은 대중이 어떤 음악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죠.
그리고 비주얼 적으로도 훌륭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액슬 로즈(Axl Rose)의 허스키 보이스와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끈적한 뱀 춤. 그리고 기타리스트 슬래쉬(Slash)의 멋진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그들도 정상에서 내려와야 했는데요
바로 앨범 "The Spaghetti Incident?" 부터입니다.
재킷 사진부터 뻘건 스파게티로 가득 차서 강렬한 기대감을 주었던 커버 앨범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타이틀곡 'Since I Don't Have You'만이 그나마 체면치레했습니다.
원곡은 스카이라이너스(Skyliners)가 1959년 발표했었고.
1979년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아트 가펑클(Art Garfunkel)이 미성으로 리메이크해서 다시 한번 인기를 얻었던 곡인지라 기본 빵(?)은 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음악이 스파게티처럼 달짝지근하고 화끈하게 커버 되길 원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스파게티 짬뽕 맛의 앨범이 돼버렸으니까요.
물론 멤버들 관계도 스파게티처럼 얽히고 꼬인 상태에서 발매한 앨범이라 그런지 "The Spaghetti Incident?" 끝으로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무려 15년이 더 걸립니다.
'Since I Don't Have You'를 듣다 보니, 요즘 우리 정부의 수출이 떠오릅니다.
"The Spaghetti Incident?" 앨범 사진을 보는 듯해서요.
관세청에 따르면 1월 무역적자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수출엔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무역수지는 2022년 3월부터 계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고요,
물론 불안한 국제 정세 여파도 크지만 대한민국 경제가 ‘건스 앤 로지스’의 "The Spaghetti Incident?" 재킷 사진 스파게티처럼 계속 꼬여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저작권자 ⓒ 내셔널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