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칼럼] 세바스찬 바흐 몰아내고 스키드 로우가 어찌됐더라?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12.12 17:31
의견
0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질문으로 시작해볼까요? 본 조비, 신데렐라, 건즈 앤 로지스 등과 함께 1980년대 후반 글램 메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룹은?
이 질문을 듣고 단박에 ‘아! 스키드 로우 (Skid Row)’ 라고 떠올리셨다면 밴드 음악 좀 들어보신 분일 거예요. 그리고 스키드 로우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이름이 하나 있죠. 바로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입니다.
스키드 로우하면 세바스찬 바흐라고 말하는 분도 많지만,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가 스키드로우의 기둥이었지만 단지 밴드 오디션을 보고 들어온 멤버에 불과했고 실질적으로 밴드를 만든 건 데이브 스네이크 세이보(Dave "The Snake" Sabo)라는 기타리스트였으니까요. 그리고 스콧 힐 (Scotti Hill)은 스키드 로우를 대표하는 18 and life, I remember you를 작곡했습니다. 즉 스키드 로우는 모두가 만들어 낸 거지 멤버 개인이 만들어 낸 밴드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세바스찬 바흐의 영향력이 엄청났다는 것은 인정입니다. 꽃미남 외모뿐만 아니라 3옥타브 후반까지 쫙쫙 올라가는 쩌렁쩌렁한 보컬, 193cm에 이르는 키, 찰랑이는 금발 머리 등은 스키드 로우 이름을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뭐든지 한곳으로 쏠리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세바스찬 바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의 목소리도 커졌고 자연히 멤버 간에 음악적 갈등은 극에 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세바스찬 바흐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스키드로우의 투어를 빠지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자연히 세바스찬 바흐가 팀에서 제외되고 다른 멤버들은 계속 활동을 이어 가지만 인기도 하향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지금도 활동 중입니다만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요즘 스키드 로우의 궤도와 비슷한 행보를 걸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입니다. 이재명이란 당 대표를 구심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쏠렸던 인기가 점점 갈라지는 모습이니까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새로운 민주당을 보여줘야 한다”며 연일 이 대표를 직격하고 있고 김종민 의원은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 대표의 100일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실적이 없다. 약속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가 있습니다.
세바스찬 바흐가 영 신통치 않으니 우려가 되고 다른 메인 보컬을 내세우잔 뜻으로 비칩니다. 이렇게 흔들어대면 제아무리 잘 나가는 세바스찬 바흐도 팀을 떠나거나 아니면 메인 보컬 자리를 관둘 수도 있겠죠.
그럼 그룹 스키드 로우도 무사할까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힘을 합쳐야 할 텐데 안타깝네요.
오히려 윤 정부 초기부터 논란이 많던 국민의 힘은 거의 메탈리카(Metalica) 전성기 시절처럼 뭉쳐있는 모양새입니다. 참으로 정치판이란 알다가도 모를 곳입니다.
저작권자 ⓒ 내셔널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