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사설] 블랙 아담도 못 구한 여사님 조명빨 논란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2.11.28 12:09 | 최종 수정 2022.12.02 12:48 의견 0
출처 픽사베이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최근 개봉한 DC히어로영화 ‘블랙 아담(Black Adam)’은 배우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 액션 장면이 화제인데요.
특히 5천 년간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이 깨어나면서 퍼붓는 액션 장면은 “내가 이 정도 급이야!” 라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가공할 액션 공세를 퍼붓습니다.
근데 그 장면에서 저를 또 사로잡은 것은 음악이었는데요. 여기저기 폭탄이 터지고 총알이 난무하는 장면에서 블랙 아담을 감싸며 흐르는 노래는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Paint it Black'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노래는 87년 미국 CBS에서 방영된 드라마 ‘Tour of Duty’ , 우리나라에선 ‘머나먼 정글’로 소개돼서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 노래가 왜 블랙 아담에 사용됐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머나먼 정글’ 속에 담긴 반전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걸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반절은 성공. 반절은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Paint It Black은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음악이 반전 영화인 ’머나먼 정글‘ 에 쓰여서 반전 음악처럼 해석될 뿐입니다. 롤링 스톤즈 그 어떤 멤버도 이 노래를 반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말한 사람이 없거든요.
다만 평론가들이 이 음악이 ’머나먼 정글‘에 쓰이자 가사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를 해서 반전 음악의 대명사로 만들어 버렸는데요. 한마디로 말해 ’꿈보다 해몽‘이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겠죠.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도 꿈보다 해몽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 심장병 아동을 방문했을 당시,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대통령실이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조명을 쓰면 좀 어떻습니까? 사진 잘 나오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니 조명빨(?)도 받으면 좋죠. 근데 이걸 아니라고 부정하자 이걸 조명 썼다고 주장하는 국회의원이 나오고 이걸 또 고발까지 하는 상황들이 너무나도 코미디 같아 보입니다.

저는 이런 싸움이 대통령실과 국회의원의 다툼(?)인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대통령실은 ’영부인도 인권과 인격이 있고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했다 ‘고 고발했고 장경태 의원은 “야당 정치인으로서 진실을 밝히고 권력에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대응했는데요.

제가 보기엔 꿈보다 해몽입니다. 무슨 사진 한 장에 국익이 나오고 무슨 조명 하나에 권력에 맞선다는 건지, 저는 헷갈립니다.
당장 서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시국에 사진 조명 하나로 싸우는
대통령실과 의원을 보면 전쟁하지 말라는 반전(反戰) 메시지 ‘ Paint It Black’이 오히려
더 싸우라는 파이팅 의미의 노래로 해몽해도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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