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칼럼] 나경원을 Open Arms 못 하는 대통령?

내셔널타임스 승인 2023.01.16 14:11 | 최종 수정 2023.01.18 16:32 의견 0
출처 픽사베이

1980년대 초에 등장한 저니(Journey)는 하드록, 재즈록 밴드로 출발했습니다. 특히 미성의 보컬리스트 스티브 페리(Steve Perry)를 영입하면서 팀 컬러를 말랑말랑한 팝 스타일로 전환하기도 했죠.
특히 1981년 앨범 <Escape>는 그들의 커리어 하이를 찍어 줍니다.
보이즈투맨(Boyz Ⅱ Men)이 리메이크해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Open Arms’, ‘Don''t Stop Believin''’, ‘Who''s Crying Now’등 톱 텐 싱글이 3개가 쏟아졌습니다.
저니의 포근한 록은 여러 세대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그들의 이름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룹이 그렇듯이, 멤버들 사이도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고, 86년 <Raised On Radio>를 마지막으로 해체를 했습니다.
그 후 그룹 보컬은 필리핀 커버 밴드 출신 ‘아넬 피네다(Arnel Pineda)’가 맡는 등. 저니의 상징이었던 스티브 페리를 지워내고 있습니다.

갑자기 저니의 역사를 왜 이렇게 주절 주절거렸냐고요?
그룹 저니의 궤적과 그들의 대표곡 Open Arms가 나경원 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간의 관계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죠. 일단 Open Arms 가사를 좀 살펴봐야겠죠
We sailed on together (우린 함께 항해했고)
We drifted apart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And here you are by my side (당신은 지금 내 옆에 있어요)
So now I come to you with open arms (이제 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왔어요)
Nothing to hide believe what I say (숨기는 건 없어요. 믿어 주세요)
So here I am with open arms (활짝 두 팔을 펴고 제가 여기 있어요)

개인적으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하기까지 많이 고민했을 겁니다. 대통령실은 나경원 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국힘 내부에 분란을 가져올거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은 ‘저는 속이는 것 없어요!’ ‘대통령님 곁에 있을 거예요!’ ‘두 팔 벌려 날 보여 드릴게요! 걱정 마세요!’라는 Open Arms 제스처를 취했지만, 끝내 대통령실은 믿지 못하겠단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 부위원장은 사직서 제출을 했고 대통령실은 사직서도 미리 해임으로 처리해 버렸죠.
마치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뿔뿔이 흩어진 저니(Jorney)처럼, 한때 오빠-동생했던 윤대통령과 나부위원장은 이렇게 갈라졌습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니까 언젠가 또 만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직까진 그럴 확률이 적어 보이네요. 저니에서 여러 이유로 메인보컬을 바꾼 것처럼 국힘도 어차피 메인보컬을 대체 할 사람은 많을 테니까요.

- 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音談事設:음악으로 개인적 생각을 말하다)
* 작가소개 :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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